볼로냐도서박람회 & 저작권 이야기 1

매년 3월말 또는 4월초에 이탈리아 북부 도시 볼로냐에서 단일 장르 규모로는 제일 큰 어린이도서박람회를 개최합니다. 도서 선진국들은 이미 자국을 대표하는 도서박람회가 있지만 볼로냐가 조금 성격이 다른 것은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저작권 거래를 성사 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중 하나가 볼로냐일러스트레이션 전시입니다. -> 볼로냐 홈페이지

해마다 10월쯤 공모를 시작으로 5컷의 원화 또는 프린트를 접수 받아 전문가 심사위원을 통해 선정되며, 도록에 실리는 영광과 함께 볼로냐 도서전 중앙홀에서 전시를 진행하지요. 한국의 재능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해마다 빠지지 않고 선정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중요한 전시와 수상제도인 볼로냐 라가치상도 있는데요. 작가뿐만 아니라 출판사에게도 같이 수여되는 이 상은 선정되면 많은 국가로부터 관심을 받을뿐만 아니라 저작권이 바로 세계 여러나라에 수출되는 기회도 높아집니다. 이밖에도 작가들을 위한 여러 수상제도와 전시 등이 곳곳에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몇년전 부터 라가치상에 지원하려면 그 해에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참여 출판사가 부스를 신청해야 심사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유는 박람회 주최측에서 작가와 출판사가 직접 볼로냐에 참가해서 해당 작품을 직접 교류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볼로냐는 한국 출판사도 부스를 얻어 참여하기 쉽지 않는 도서 박람회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멀기도 하지만 우선 자신의 컨텐츠 저작권을 파는게 목적이라 매년 새로운 창작물을 준비하는게 쉽지 않고 부스 비용과 준비 그리고 현지 직원 파견 등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작권 상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기본적인 언어 소통이나 홍보물 등 준비해야 할 것이 있고 몇 달 전에 책 운송 등 볼로냐 참가를 위해 준비해야 될 것도 많죠. 출판사도 그렇지만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참가하려는 작가에게도 준비는 쉽지 않은 저작권 시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사이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이곳에 직접 출판한 책이나 더미북을 들고와서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고 저작권 거래에 도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출판사보다 가볍게 참가해서 작가에게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창작물이 단 1권이라도 그것에만 집중해서 홍보 할 수 있고 직접 계약으로 다양한 국가에 더 많이 알릴 수 도 있기 때문이죠.

이전에 개인적인 활동으로 볼로냐 진출을 도왔던 ‘힐스 포스트프로그램’이나,  ‘상상마당 볼로냐워크숍’을 통해 많은 신인 작가들이 볼로냐에서 저작권 거래가 성사 되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후 작가들이 독자적으로 참가하여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데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외국 출판사뿐만 아니라 한국 출판사도 많이 모여 있어 오히려 한국출판사에게 직접 자신의 책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죠.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이기도한 볼로냐도서전 참가는 외국 박람회가 낯선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에겐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만, 언젠가는 한번 참가해 보기를 권하고 싶은 그림책 저작권 거래 시장입니다.

이번 ‘그림책상상 그림책학교’ 창작 과정도 앞으로 배출될 작가들에게 볼로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 거의 15년째 볼로냐에 출판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전에 같이 참가했던 작가들과의 경험으로 한국의 예비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가지 볼로냐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음 연재에 계속됩니다) 바로가기–>

천상현(그림책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