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관찰) 드로잉

보통 라이프드로잉 (Life Drawing) 또는 관찰드로잉(Observation)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드로잉 연습을 하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인물, 동물, 사물 등을 관찰하며 그리는 드로잉 연습 방법입니다. 크로키도 일종의 라이프 드로잉이죠. 개인마다 방식이 다르고 쓰는 재료가 달라 어떤 기준이 있지는 않지만 중요한 점은 스케치 대상을 직접 관찰하면서 본인이 인상 깊게 생각하는 것들을 부분적으로 그리거나 어떤 분위기를 일정한 시간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움직임이 심한 인물, 동물은 보면서 특징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 시도할때 추천 방법은 일단 움직이는 대상을 전체를 그리지 않고 부분을 먼저 그리는 것입니다. 상반신, 머리 또는 눈 부분이나 귀 등 멀리서 작은 부분을 클로즈업해서 그리다 보면 점점 확대 할 수 있죠. 긴 시간이 아니기에 대상을 관찰하다가 그자리에서 순간기억으로 그리는 방식이어야 하기에 컨닝하듯이 힐끗 힐끗 대상을 다시 보게 됩니다. 점차 연습이 많아지면 대상을 몇분정도 응시하다가 특징을 기억해 그자리에서 보지않고 그릴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연습이 많이 된것입니다.

물론 이런 드로잉은 아주 자세하게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큰 특징을 잡아내고 그것을 과장하거나 변형해도 무방하죠. 한참뒤에 그 그림을 그렸을 때 원래의 대상이 기억이 나지 않아도 됩니다. 건축물이나 풍경도 비슷하게 할 수 있지요.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먼저 이런 방법으로 직접 현장에서 보고 그리는 연습이 되면 점차 움직이는 대상도 용기가 생깁니다.

라이프드로잉은 글작가가 메모와 떠오르는 영감을 짧은 글로 저장해 두듯이 그림책 작가는 시각적 언어로 그려두고 그 대상이 자신에게 특징적으로 다가온 어떤 영감을 담아두는 행위입니다.

보통 외국 스케치 여행을 하면서 작가들은 이런 방법으로 영감을 많이 축적해 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국적이고 낯선 어떤 대상이 모두 우리에겐 특징적이거든요. 가끔 사진으로 찍어두고 나중에 그리는 방법도 있지만 대부분 다시 사진을 꺼내 보지 않게되고 금방 잊게 됩니다. 즉, 그 자리에서 바로 바로 작은 여행 스케치북이나 메모장을 열고 간편한 드로잉 도구로 캡쳐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나중에 스케치북을 들춰 소재거리를 찾을 때 알게 되는것 처럼요.

라이프드로잉을 하기위해 드로잉재료를 가볍게 하고 평소에 쓰던 재료중 2~3개의 선호 재료를 선별해서 손에 들고 다니면서 해보시길 권합니다. 웬만한 명상이나 사색처럼 단 10~20분이라도 꽤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 잡념이 많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죠. 어떤 명상법으로도 연구해 볼만한 방법입니다. 

학교 수업 중 다양한 스케치 재료들을 모아 서로 나누어 써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렇게 많이 화방 순례를 해도 모르거나 써보고 싶은 재료들이 많네요. 꽤 비싼 수입품들이 주류라 맘컷 쓰기는 두렵지만 한자루씩 모두 닳아 없어질 때 까지 충분히 써보고 다음에 써보고 싶은 재료로 넘어가는 방법도 좋은 방법일 듯 해요. 특히 자신에 손에 익은 재료만 고집하기 보다 익숙지 않아서 나오는 우연성과 거친 느낌이 더 좋은 영감을 줄때도 있습니다.

물을 넣어 재료의 특성을 확대시키는 붓펜통, 다양한 크기에 브렌더(종이연필), 유화 같은 특성을 주는 오일바 등 미디엄(매개체) 재료를 이용하여 분말, 유성, 수성, 잉크 등 주재료가 전혀 다른 성질의 재료로 바뀌는 방법을 써보는 것도 라이프 드로잉에 좋은 방법이죠. 이도 저도 없으면 휴지, 물티슈, 손가락으로 문대기만 해도 충분할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