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키핑의 ‘리차드’

영국 그림책 대표 작가중 한명인 찰스 키핑은 우리나라에서 ‘길거리 가수 새미(사계절)’, 빈터의 서커스(사계절), 창너머(시공주니어), 조지프의 마당(사계절) 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1960년대 영국그림책은 이전 그림책보다 형식, 내용면에서 좀더 자유롭고 작가 개인적인 취향의 작품들이 선보이게 되었는데 글과 그림의 형식과 배치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함은 물론 전세계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 전파되기에 이른다. 당시 이런 작가들의 자유로운 회화적 표현과 출판을 가능하게 이끈 옥스포드 출판부의 ‘메이플 조지’는 사진인쇄술을 발전시키며 회화같은 정교한 표현과 그림속의 공간감과 같은 구도의 연출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찰스 키핑,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레이먼드 브릭스, 존 버닝햄이 이 시대에 속한다.

100권의 위대한 그림책을 쓴 마틴 솔즈베리 교수는 찰스 키핑을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존 버닝햄의 그림과 달리 찰스 키핑은 정교하고 사실적인 뎃생을 작품에 표현했다. 즉, 많은 설명적인 글보다 키핑의 관찰과 이해를 통해 구현된 그림 한 컷 한 컷이 모든 상황을 잘 설명해 주기에 충분하며 그것이 그림책의 매력으로 이끈다’.

찰스 키핑에 작품 중 상당수 말이 소재로 등장한다. 이것은 찰스 키핑이 말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보여주는 단면인데 그가 성장하면서 관찰하고 기억하는 런던 도시의 모습에서 나온 것이다.

‘리차드’ 작품 역시 경찰의 근위병 호위말의 하루의 일상을 그린 작품인데 당시 경찰청 마구간의 모습과 근위병 행진 등 영국의 일상과 생활상이 고스란히 배경에 남아 있다. 그의 그림을 보면 매우 강한 선의 묘사와 오래된 듯한 세피아 톤의 선과 채색은 사실 지금도 영국에 오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최근 영국 핸리 왕자의 결혼식 후 퍼레이드를 보면 영국 근위병들이 말을 타고 호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런던에 아직도 가끔 시내중심가에서 경찰들이 말을 타고 다니며 순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이런 영국의 변치 않는 사실 그대로의 느낌과 감성을 잘 녹여낸 작가이다. 이 때문에 1970년대 많은 그림 작업과 그림책에 참여했고 당시 영국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대표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리차드’ 작품은 1973년에 초판 발행되었다. 지금은 절판 되어 구하기 어렵지만 말을 사랑했던 그의 작품은 아직도 많은 독자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